산성비로 인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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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폐화된 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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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호수에 죽은 물고기
6월 5일은 UN이 지정한 ‘세계 환경의 날(World Environment Day)’로 1972년 스톡홀름에서 열린 인간환경회의를 기념해 제정되었습니다.
1972년 6월 5일, 우리는 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을까요?
1950년대, 인류는 전쟁의 상처를 딛고 산업화와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컨베이어 벨트의 발명으로 2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자 세계 곳곳에서 공산품은 물론 식량 생산량도 비약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풍요의 이면에서, 공장의 매연과 식량 생산량 증대를 위한 DDT와 같은 살충제의 사용으로 지구는 조용히 신음하고 있었습니다.
증기기관을 발명하여 1차 산업혁명을 일으킨 영국의 환경오염은 특히 심각했습니다. 1952년 12월 4일 목요일 아침, 런던의 기온은 섭씨 4도 전후의 맑은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정오가 지나가며 안개가 끼고, 해가 지며 기온이 내려가자 난방을 위해 많은 양의 석탄을 때기 시작했죠. 수십만 개의 장소에서 배출된 연기가 만들어낸 스모그는 4일이나 지속되어 4,000명의 목숨을 앗아갑니다. 이후에도 사망자는 계속 늘어 약 8,000명이 추가로 사망하였습니다. 사망원인으로는 기관지염, 폐렴,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환이 평상시의 다섯 배를 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기오염은 국경을 넘어서도 영향을 끼칩니다. 스모그: 연기(smoke)와 안개(fog)의 합성어로, 원인 물질에는 지표면 오존, 질소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이산화황, 산성 에어로졸 및 가스, 미세먼지 등을 포함한다.
황폐화된 산림
깨끗한 호수에 죽은 물고기
1950년대, 스웨덴 예테보리 동쪽에 위치한 톨셴 호수에서는 점차 물고기의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잉어는 사라진 지 오래였고, 농어의 개체 수도 급감하였습니다. 1960년경 잡힌 농어를 마지막으로 마침내 면적 2.2ha, 수심 9m의 호수에는 물고기가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당시 호수의 pH 농도는 3.7이었으며, 이러한 호수의 산성화는 톨셴 뿐만 아니라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전역에서 관측되었습니다. 근처에 공장도, 철도도 없던 맑고 깨끗한 호수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1967년 스웨덴 과학자 스반테 오덴(Svante Oden)이 이 원인을 처음 규명했습니다. 영국과 독일 산업지대에서 발생한 아황산가스와 질소산화물이 대기를 타고 날아와 스웨덴 땅에 산성비로 내리는 것이었죠. 피해는 호수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산성화된 빗물이 토양으로 스며들며 나무가 뿌리에서 영양분을 흡수하는 능력을 잃었고, 스웨덴 남부의 숲은 서서히 말라갔습니다. 숲의 황폐화는 주민들 눈에도 선명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울창했던 숲이 갈색으로 변하고, 물고기가 사라진 호수에는 낚싯대를 드리울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여러 가지 물질의 pH
출처 : 에듀넷
문제는 오염물질이 스웨덴에서 배출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염물질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이 문제는 학문적 발견을 넘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위기였고, 스웨덴은 이를 국제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공동의 문제로 제기했습니다.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the Human Environment (UNCHE) Meets at Stockholm
출처 : UN 미디어
1972년 6월 5일, 마침내 스톡홀름에서 회의가 열렸습니다. 114개국 대표단이 참가한 인류 최초의 정부 차원 국제 환경 회의였습니다. 한국도 당시 정식 유엔 회원국은 아니었지만 대표단을 파견했죠. 동독이 초대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소련 등 동구권 국가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회의의 시작은 처음부터 순탄치 못했습니다. 갈등은 회의장 안에서도 계속됐습니다. 경제 개발이 한창이던 나라들이 환경 보호가 자국의 성장을 가로막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인도의 인디라 간디 총리는 “가난이 가장 큰 오염입니다”라고 연설을 통해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개발과 환경 보호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 갈등 속에서 회의 참석자들은 환경 보호와 경제 개발은 서로 적이 아니라는 합의점을 찾아냅니다. 그리고 그 정신을 담아 환경과 개발에 관한 26개 원칙을 담은 ‘유엔 인간 환경 선언’을 채택하고, 환경의 날을 제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유엔 인간 환경 선언
인간은 품위 있고 행복한 생활을 가능케 하는 환경 속에서 1972년 스톡홀름에서 스웨덴의 외침을 계기로 우리는 환경오염을 인류 공동의 문제로 여기고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환경오염 문제는 그때보다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위기는 이제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2024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14.5℃로,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해로 기록됐습니다. 추석 연휴에도 더위가 가시지 않아 ‘한가위 폭염’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죠. 산불도 마찬가지입니다. 2025년 3월에는 전국에서 동시에 5건의 대형 산불이 발생하며 여의도 면적의 360배에 달하는 산림이 사라졌습니다.
기후변화는
우리의 여름, 우리의 식탁,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스톡홀름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던 국가들이 뜻을 모았던 것처럼
기후위기의 해법은 결국 ‘모두가 함께’에 있습니다.
정부, 기업, 학교, 시민 - 예외는 없습니다.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는 일은, 지금 이 순간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